좋은 시

[스크랩] 박인환 시 <세월이 가면>

백합공주 2012. 2. 25. 21:25

세월이 가면

 

           박  인  환

 

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

그 눈동자 입술은

내 가슴에 있네.

 

바람이 불고

비가 올때도

나는

저 유리창밖 가로등

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.

 

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

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

그 벤치 위에

나무잎은 떨어지고

나무잎은 흙이 되고

나무잎에 덮혀서

우리들 사랑이

사라진다 해도

 

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

그 눈동자 입술은

내 가슴에 있네.

 

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.

 

출처 : 수헌서예
글쓴이 : 수헌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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